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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떠나 홀로 남은 빈 집은 또다시 사람을 몰아낸다. 빈 집들이 모여있는 곳은 을씨년스럽고 무서운 분위기가 깔려, 방문객은 커녕 동네사람들도 발걸음을 돌리기 마련이다. 지방 소도시들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빈 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방송사에서는 빈 집을 수리해 사람을 들이고 즐길 거리를 만들어 도시의 상생을 돕는다. 다방면도 그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전주시 팔곡동의 빈 집을 수리해 탄생한 상업시설이다. 설계를 맡은 원애프터는 공장 노동자들의 기숙사로 사용됐던 이곳 부지를 방문했을 때, 오랜 시간 방치돼 손상된 지붕과 바닥은 각각 하늘과 땅으로 되돌아가고, 사람들이 거주하던 방에는 식물이 채워지며 자연으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에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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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를 관리하는 가족의 주거지와 근로자들의 숙소가 있던 총 3채의 건물은 작은 실들의 크기와 건물 간의 근접한 이격 거리로 현대적인 프로그램을 수용하기에는 부적합했다. 때문에 벽과 지붕의 일부를 철거하고, 새로운 기둥과 지붕 구조물을 설치해 공기가 순환하고 자연의 빛이 유입되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카운터가 위치한 북쪽 건물은 단열 및 온도 조절이 가능한 유일한 실내 공간이다. 이외의 건물은 옆면을 제외한 모든 벽을 과감히 철거하고 메탈 격자 벽을 설치해 모든 자연적 요소가 통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 옆으로는 땅을 파내어 나무와 풀 사이를 걸을 수 있는 중정과 남쪽 건물의 외부 벽을 허물어 만든 대청마루와 같은 공간을 두어 주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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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으로는 기존 세 건물을 연결하는 하나의 통로를 조성하여, 각 건물 사이 변화되는 공간을 경험하며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빈 집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업시설이 된 다방면은 많은 것들이 변화했지만, 자연과 사람이 채우는 공간의 모습은 여전히 남아있다. 사람이 떠나고 남은 자리를 식물이 채우고, 사람의 흔적들이 자연으로 서서히 되돌아가는 모습을 포착한 현장의 첫 인상만큼이나 다방면으로 새로 태어난 이곳은 여전히 벽을 허물어 자연을 담아냈고, 그 속에 사람도 함께 공존하며 자유롭게 거닐 수 있게 됐다.


다방면은 차와 음료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고 쉬어가는 다방(茶房)이자, 사람과 자연의 풍부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다방(多房)이 있으며,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 등 다방면(多方面)으로 소통이 이어지는 현장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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